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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고운 시

[스크랩] 가을이 두려워지는 걸

 

  
가을이 두려워지는 걸 / 동목 지소영
여름을 물리고 조심스럽게 찾아온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켠다, 
너만큼 가을이고 싶었던 아침을 열면
대기를 품는 자태가 두려워 눈을 감는다.
남은 신록은 어깨를 분주히 털고
새로운 너의 입김에 취하도록 산소를 들이켠다 
차가운 미소로 가을 꽃잎에 걸리는 이슬
눈 뜨면 매일 사라진다 
갓 시집온 신부처럼
앞치마를 두르고 
얇은 고무장갑을 비적 거리면
새벽은 예약을 놓고 촘촘히 멀어지고.. 
가을이다 
엄마의 가슴도 가을이다
멀리 보이는 저녁노을도 
세상에 태어나 한번 만나지는 인연이고 싶도록
푸름을 붉힌다
이 가을이 등을 보이기 전에 
먼저 고개 숙여 널 보내고 싶다
만남은 이별보다 더 아파서
너의 그늘은 어둠보다 더 멀어서
잔잔히 밀려오는 거대한 너의 저변에 
군데군데 국화줄기를 세우며
두려움을 이겨 낸다
살아 있는 한마디, 당신이 그립다며.
   

 

출처 : 당신의 추억이 머무는곳
글쓴이 : 冬木 지소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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