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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고운 시

[스크랩] 울적한 날에 윤동주 그의 시와 함께...

 

 

 
 
 

 

  별헤는   윤동주 

계절(季節)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 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來日)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靑春)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하나에 추억(追憶)과
하나에 사랑과
하나에 쓸쓸함과
하나에 동경(憧憬)과
하나에 시(詩)와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小學校)때 책상(冊床)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異國) 소녀(少女)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
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쓰·짬' `라이넬·마리아·릴케'
이런 시인(詩人)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 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 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 받아
대학(大學) -트를끼고
늙은 교수(敎授) 강의(講義) 들으러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 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 ,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악수(握手).

 

                                        쉽게 씌여진 시詩

 

<하늘과 바람과 , 정음사, 1948>

 

 

   서시(序詩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바람에 스치운다.

 
 
 
  또 다른 고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두운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

 

별헤는 밤-윤동주-시낭송(박인희)

윤동주   -( 1917 ~ 1945
 

출처 : 울적한 날에 윤동주 그의 시와 함께...
글쓴이 : 아~산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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