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날은
문득 사는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동안 하늘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떠오르는 해
-이외수
여름엽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