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쉽지 않은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무슨 꽃을 좋아하세요?" "무슨 색을 좋아하세요?" 상대는 즉답을 요구하고 또 단답을 기다린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잠시 머뭇거리며 어눌해 지기도한다 세월의 두께를 늘려가며 순발력이 떨어지는 탓인가 감추고 싶은 진실이지만 그것도 이유중 하나는 되겠지
"나?..빨간색..." "꽃은 장미가 최고지..." 어느 카페에서 카페지기가 회원들에게 이런식의 질문을 하니 상투적일 정도로 그런식의 답이 속속 도착한다
"나?...나야 호박꽃이지.." 뭐 이런답이 끼어 들기라도 하면 하늘에서 사내들이 비처럼 쏱아 진다는 어느 노랫말처럼 순식간에 덧글이 벌떼처럼 쏟아져 달라 붙는다 아이고~~ 할렐루야~
"뭐시여?~시방..호박꽃이라고 했으요?...." "왜?..와이?..호박꽃이 어때서리?...." "그래도 허구 많은 꽃중에 하필이면 왜 호박꽃이냐구.. 장미나 백합이라든가..좋은 꽃도 많은데....." 하필이라니~ 참으로 가당찮고도 일방적인 말씀이다 호박꽃을 왜 미워하나 "님아~호박 안먹어요?"
지켜보고 있자니 가관이다 세상은 극단적일 정도로 묻는자가 예시한 것만 놓고 양자택일을 강요한다 색깔도 그렇다 어디 삼원색만 색이든가 무궁무진한 것이 색인데
"난 파스텔칼라를 좋아해요.." "뭐에요 시방 말야말야~.. 파스텔도 어차피 색인데 빨강이라든지 파랑 이라든지 구체적으로 말 혀야지.."
역시나 그것 마져도 양자택일 하란다 제 3의것은 끼어들 여지가 좀처럼 없다 지켜보고 있다가 내가 한마디 끼어 들었다
"난, 무채색을 좋아해요..검정,흰색 회색...." ".......그래요?.."
그것참, 요상한 일 이다 아니, 무채색 좋아 한다는데 뭘 그리 놀라시나~ 그렇다고 해서 다른 색은 싫어 한다는게 아닌데 애써 한가지 색을 말 하라니 내가 어눌해지고 즉답이 어려울 수 밖에......
한 술 뜬김에 두술도 떠 본다 "꽃은 수국을 좋아해요.. 유백색 흰수국...녹색 꽃잎 위에 얹혀진 하얀꽃.." "..그래요?...." 또 그래요다 ....그래요는 무슨 얼어죽을...
꽃에 무슨 우열이 있을 것이며 색깔에 무슨 서열이 있겠는가 이것하나 골라서 좋다고 하면 선택받지 못한 것 들만 섭섭 할 일이지
사람은 아니 그런가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려보면 누구나 다 한 가지씩은 분명히 남보다 나은 장점이 있기 마련인데 다만, 장점을 봐주기에 인색하고 단점만 헤아리려는 우리네 눈이.. 우리네 마음 가짐이 .... 문제가 아니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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